주변 사람들은 그랬다..
이 사람 꼭 만나야 해? 내 스타일 아닌데 만나야 해?
이 사람 날라리같지 않아?
못생겼는데 나가야 돼?
키 작은데?
나는 그런 걸 따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소개팅 나간다고 해서 그 사람이랑 사귈 것도 아니고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어때?
일단 나가서 어떤 사람인지 알고 돌아오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1) 조건에 맞지 않아도 내가 상대를 좋아하게 될 확률이 1%만 돼도 나간다.
지금까지 내 연애사는 내가 상대에 대해 처음부터 호감을 갖지 않는 데부터 시작됐다. 엥 저 사람 뭐야? 이상해... 가 연애의 시작이었다. 싫어하다가 좋아하게 되는.
지금 내가 만나러 나가는 사람도 그럴 수 있다는 걸 언제나 기억했다. 그래서 내가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아도 일단 나갔다. 상대가 싸이코나 애정결핍, 사회 부적응자가 아닌 이상 일단 나가는 거였다.
어차피 주도권은 내게 있었다. 내가 OK하면 더 만나는 거고 NO 하면 그만 만나는 거다. 상대가 NO하면 어쩌냐고? 그럼 안 만나는 거지 뭐. ㅋㅋㅋㅋ 내가 그 사람을 더 만나고 싶으면 내가 제안해볼 수는 있는 거다. 주도권은 내게 있다는 걸 항상 기억했다.
2) 나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지? 기준이 없었다.
남자에 대한 모집단이 적다보니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 그래서 기준을 만들려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래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 지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 하나하나 더하고, 하나하나 제하는 작업이다.
기준이 왜 있어야 해요? 라고 물어볼 수 있다. 그냥 감정이 끌리면 만나는 거 아니에요?
NO절대 아니다.
어릴 땐 기준없이 감정대로 만날 수 있다. 결혼할 거 아니니까.
그런데 결혼하려면 기준이 있어야 한다.
물건을 하나 살 때도 여러가지를 고민하면서 기준을 세우고 산다. 단 2년을 쓸 핸드폰에도 그렇다.
그런데 평생을 함께 할 남자는 왜 기준없이 만나는 걸까. 기준을 하나하나 세우며 내가 원하는 사람 조건을 세밀하게 세우고, 내가 포기할 수 없는 부분 + 내가 포기할 수 있는 부분 을 따져가며 마지막 사람을 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많은 사람을 만나 내가 좋아하는 것 / 싫어하는 것을 알아야 했다. 그냥 집에 앉아서 생각만 해서는 떠오르는 게 아니었다. 부딛혀봐야 떠오르는 거였다.
일단 소개팅 자리에 나간다고 해서 사귀는 게 아니라는 걸 항상 기억했다. 일단 나간다. 나가서 경험한다. 본다. 체험한다.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