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린 만나지 않아?
제가 지난번 레터에 미국에 갔다고 했잖아요. 갔다가 3주 후에 돌아왔는데요.
다녀와도 저를 만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거예요.
미국에 있을 때 제가 전화로 한 말에 '화'가 났다고 했어요. 저는 그걸 몰랐어요. 왜냐고요? 제게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 언제 만나?' '왜 너는 날 만나려고 하지 않아?'라고 하는 제 물음에
"안 만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제가 그래서 '왜 미리 그걸 말하지 않았느냐. 미리 말했으면 이런 걸 묻지도 않았을 텐데' 라고 항의했어요.
여기서 생각했어요. 아 이 사람은 내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제 알겠다. 진짜 아니다.
한국에 3주만에 왔는데 나를 만나려 하지 않는 것. 그건 내가 원하는 연인의 태도와는 맞지 않다. 싸워도 얼굴은 보고 싸우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연인 - 미래를 생각해보자면 배우자 - 의 모습이거든요.
저는 싸워도 헤어질 생각은 없이 싸워요. 우리가 이야기를 통해 중간 합의점을 찾아나갈 거야. 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나가죠.
하지만 상대는 항상 아니었어요. 헤어질 준비를 하고 저를 대했어요. 저는 항상 헤어질까 조마조마한 상태로 상대와 갈등을 이어나가야 했죠.
나는 싸워도 헤어질 마음은 없는데, 너는 싸울 때마다 나와 헤어질 생각을 한다고 했지. 그리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나와 물리적으로도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했지.